일본 문화/한일문화
ヨン様が好きですか?
rouman
2007. 5. 2. 21:31
ヨン様が好きですか? | |
■ 임우진 秋田県 현청 근무 국제교류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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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매스컴에서도 일본에서의 ‘욘사마’ 열풍에 관한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매스컴에서 너무 과장하는 거겠지’라고 의심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일본에서 직접 느낀 바에 의하면 이 열풍은 사실이다. 작년에 일본의 공영방송 NHK의 BS(위성방송)에서 방송되었던 「冬のソナタ」(줄여서 흔히 「冬ソナ」라고 함)가 공중파에서 다시 방송되기 시작하면서 「冬ソナ」와 ‘욘사마’의 인기는 가히 일본 하늘을 찌르고 있다. TV에서는 쇼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이 여자 게스트에게 ‘ヨン様が好きですか?(욘사마를 좋아하시나요?)’라는 질문을 한다. 주부들이 주요 시청자인 낮 시간대의 와이드쇼에서는 ‘욘사마’의 근황과 어린시절의 모습, 심지어 국내에서도 공개가 안 된 그의 여자친구에 대한 뉴스까지 다루고 있다. 또, 신문 가판대에는 ‘욘사마’의 기사와 사진이 대문짝만 하게 실린 스포츠 신문과 잡지들이 눈길을 끈다. 서점에는 「冬ソナ」의 대본집과 소설, 드라마의 내용을 해설한 가이드북을 비롯해, 『ペ・ヨンジュン伝説』라는 배용준의 전기까지 나와 있고,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 재팬’의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冬ソナ」와 배용준 관련 서적이 4권이나 올라 있다. 레코드가게에서는 「冬ソナ」의 주제곡이 흘러나오고, 작년 9월 일본에서 발매된 「冬ソナ」의 사운드트랙 앨범은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오리콘 차트(6월 셋째주 현재)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 「冬ソナ」에 출연했던 박용하의 앨범 「期別」도 11위에 올랐다. 여행사들은 너도나도 「冬ソナ」 관련 한국 여행 상품을 내놓고, NHK의 외국어 강좌 교재 중 「冬ソナ」의 대본을 수록한 한국어 교재가 영어 교재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렇게 열거해도 모자를 정도로, 놀라운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NHK가 작년에 「冬ソナ」의 DVD와 비디오, 서적 등을 판매해 벌어들인 수익이 35억 엔(약 350억 원)이라고 하고, 일본의 日本経済新聞은 ‘욘사마’를 2004년도 상반기 히트상품 2위로 선정해 다시 한 번 열풍을 입증했다. 얼마 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공식석상에서 두 번이나 ‘욘사마’를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준사마’보다 ‘욘사마’의 인기가 더 높은 것 같다”, “나는 ‘준짱’이라고는 불려봤어도 ‘준사마’로는 불려보지 못했다. 나도 ‘준사마’로 불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지난 주말 평소 알고 지내는 사토 씨 부부를 만났는데, 그곳에서도 ‘욘사마’ 열풍을 실감했다. 부인 사토 사키코 씨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韓国大好き!’를 외치며 한국인인 나에게 호감을 보여주었는데, 그녀 역시 요즘 한창 「冬ソナ」에 빠져있다고 한다. 「冬ソナ」와 관련된 각종 상품은 물론,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한 책과 자료들을 자랑스레 꺼내어 나에게 보여주었다. ‘욘사마’가 주연한 영화 「スキャンダル(스캔들)」의 DVD도 일찌감치 입수했지만 「冬ソナ」에서의 순수한 이미지와 정반대라는 소문을 듣고, 실망할까봐 겁이 나서 못 보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사키코 씨 친구들 중에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아 울어버린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욘사마’에 대한 환상과 동경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사키코 씨에게 「冬ソナ」의 어떤 점에 그렇게 빠지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사키코 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면 한국 사람들은 연애할 때 감정과 정서를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것 같다.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순수하고 깨끗한 첫사랑은 지금까지 내가 잊고 살아왔던 중요한 무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남편도 이 드라마를 본 후 나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해주는 것 같다(웃음).” 「冬ソナ」와 ‘욘사마’ 열풍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전국의 각 현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료들의 말을 들어보면, 현청으로 한국어와 한국 요리 강좌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고 실제로 한국어 강좌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아키타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국어강좌를 맡고 있는데, 수강생 대부분이 「冬ソナ」에 빠져 있어서, 드라마와 관련된 내용들을 묻곤 한다. 예를 들어, 극중 인물인 유진과 준상이 함께 먹은 음식이 무엇인지, 유진이 과거를 회상하며 지나가던 가로수길이 무척 아름답던데 그곳은 어디인지 등과 같이 아주 구체적인 내용까지 말이다. 드라마를 수십 번씩 본 수강생들에게 체면이 서려면 사전에 철저히 연구해두어야 할 정도다. 한류 열풍을 그대로 반영하듯, 7월 5일부터 방영되는 후지TV의 ‘月9(월요일 밤 9시에 방송되는 드라마를 뜻하는 속어. 일본에서는 이 시간대의 드라마가 방송국의 간판 드라마이다)’인 「東京湾景(도쿄만경)」는 재일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이다. 주인공이 재일 한국인이라는 설정은 연속극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서 최초로 한국가요가 주제가로 사용된다고 한다. ‘일기예보’와 ‘자전거 탄 풍경’의 노래가 삽입곡으로 결정되었고, 다른 한국 가요들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드라마의 기획·프로듀서를 담당한 후지 TV의 편성국 차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를 시작으로 한류가 형성되고 있어 이 같은 시도를 했다고 한다. 「東京湾景」는 재일 한국인 3세인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 ‘미카’가 일본인 남자와의 교제를 반대하는 완고한 아버지 때문에 괴로워 하다가, 핸드폰으로 우연히 접속한 사이트에서 가난한 청년을 알게 되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冬ソナ」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다른 한국 드라마와 영화로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에 ‘韓国ドラマ’가 오르기도 했다. 최근 케이블 방송에서 「秋の童話(가을동화)」, 「夏の香り(여름향기)」, 「美しき日々(아름다운 날들)」 등이 잇따라 방영되었다. 5월 22일 개봉한 배용준 주연의 영화 「スキャンダル(스캔들)」와 6월 5일 개봉된 「SILMIDO~シルミド~(실미도)」가 6월 셋째주 현재 일본 전국 박스오피스에서 각각 8위와 5위에 올라 있다. 6월 26일 개봉할 장동건·원빈 주연의 「ブラザーフッド(태극기 휘날리며)」와 배두나 주연의 「子猫をお願い(고양이를 부탁해)」도 큰 주목을 받고 있어 흥행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 일본은 한국문화에 열광하고 있다. 한 편의 드라마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가까이 있으면서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이해로 발전할 것이다. 지금의 이 한류가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 하나의 문화 장르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