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 흔들며
하롱 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생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이형기(2005.2.2.별세)-
돌아가신 날 그 분의 명복을 빌며 수첩에 적어 둔 것을 옮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