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구원은 자각과 분투로 정복하는 자유의 고원이다.

일본 문화/한일문화

식사 중에 걱정이 되는 것은?

rouman 2007. 5. 2. 21:14


필자가 한국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 행동양식의 차이 등을 읽어보며 일본인과 보다 원만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斎藤明美 한림대학교 교수

● 割り勘
일전에 동료 선생님들과 식사를 하러 갔다. 된장찌개를 먹으면서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은,
…… 이 전에는 S선생님이 내주었고, 그 전에는 K선생님이 내주었으니 오늘은 내가 내야겠네! 다른 선생님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먼저 일어나지 않으면…….
순두부 2개랑 된장찌개 둘이니 1만4천 원. 타이밍을 놓치면 그만 돈을 낼 기회도 함께 놓쳐버린다. 그리고 오늘도 내지 않으면 4번이나 계속해서 얻어먹게 된다. 그건 좋지 않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지만 뻔뻔한 일본인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먹고 있자니 느긋하게 맛을 음미하는 일 따위는 애당초 무리다. 어지간히 힘든 것이다.
자, 다른 선생님들도 슬슬 다 먹은 것 같다. 마침내 전투 개시. 조금이라도 빨리 계산대로 가서 계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전에
「오늘은 제가 내겠습니다!」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고!
나는 총총걸음으로 계산대로 갔다.
「아주머니 얼마예요?」
「1만4천 원요.」
「잘 먹었습니다.」
이것으로 간신히 한숨 돌렸다. 무사히 일 하나를 끝낸 기분이다.
「고작 돈을 내는 정도로 엄살은!」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익숙하지 않으면 꽤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이것이 안 되면 한국의 친구들과 원활하게 사교 활동을 할 수 없다. 일전에도 한국인 선생님 두 분과 맛있는 삼겹살을 먹으면서 이런 것이 화제가 되었다.
「한국에서 이미 15년이나 살고 있는 일본인 비즈니스맨이 지금도 돈을 내는 것이 서툴러 혼자서 밥을 먹는 일이 많다고 들었는데, 사이토 선생님은 어떻습니까?」
그러자, 이를 들은 다른 한국인 선생님이 내가 대답할 틈도 없이 끼어들었다.
「요전에 일본인 지인에게서 초대를 받아 함께 식사를 하러 갔는데, 계산할 때는 더치페이 아니겠어! 일부러 차를 가지고 먼 레스토랑까지 나갔는데, 정말이지…….」

●한국식 외식의 무언의 규칙
한국에서는, 아니 일본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식사는 초대한 사람이 돈을 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회사 동료 등이 둘 셋이서 함께 식사를 할 때는 누구 한 명이 모두 계산하는 것이 관례가 되어 있다. 각자가 계산하는 일은 그다지 없다. 몇 번째 순번에 계산을 하면 결국 같은 일이지만 누군가가 모두 계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요즘에는 조금씩 사정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사회인은 그렇다 쳐도 학생들은 돈에 여유가 없기 때문에 각자가 부담하는 일이 많아진 것 같다.
일본에서도 회사 등에서는 선배가 후배에게 사는 일이 있지만 똑같은 입장의 친구끼리 식사를 한다면 각자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이, 「일본에 와서 식사를 하러 가면 대부분이 더치페이예요. 왠지 쩨쩨한 기분이 들어 처음에는 싫었는데, 요즘에는 내가 먹을 음식 값만 신경 쓰고 다른 사람들 것은 신경 안 써도 되니 좋은 것 같아요.」 하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일본에 있어서는, 도쿄에서는 에도시대 무사 문화의 흔적인지 「おごること(한턱내는 것)」를 미덕으로 여겨, 선배는 무리해서 후배에게 한턱 사거나 데이트를 해도 대체로 남자가 여자 몫까지 모두 내는 일이 많은 것 같다. 반대로 상인의 거리 오사카에서는 정확하게 각자가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한다. 간사이(関西) 사람들의 말로는 도쿄 사람은 무리해서 「멋을 부린다」나 뭐라나. 확실히 「武士は食わねど高楊枝(무사는 먹지 않아도 이를 쑤신다)」라는 속담에서 볼 수 있듯 귀찮고 힘들어도 의리와 멋을 중시하는 문화인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일본에서 말하는 도쿄 사람의 감각이 한국에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맛있는 식사를 동료들과 즐겁게 먹고 싶을 때 따라다니는 것이 바로 이 「모두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양국의 이러한 차이를 알아두는 것도 상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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