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구원은 자각과 분투로 정복하는 자유의 고원이다.

일본 문화/한일문화

한국과 일본의 호칭 차이

rouman 2007. 5. 2. 22:15

필자가 한국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 행동양식의 차이 등을 읽어보며 일본인과 보다 원만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斎藤明美 한림대학교 교수

일전에 한국의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는 친구 고바야시 게이코(小林恵子) 씨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韓国の大学で日本語を教えながら、私自身国語国文学科の大学院に学生として入学したんだけど、入学前は『小林先生』と呼んでくれていた指導教授が、私が指導学生になったとたんに『恵子』って呼び捨てにするのよ。この間も学会でお目にかかったんだけど、「ああ、恵子、いつきたの?」なんて言われちゃって、なんだか変な感じだったわ。だって日本では大学院の指導教授が女子学生の名前を呼び捨てにするなんて話聞いたことないでしょ。(한국의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내 자신이 대학원의 국어국문학과 학생으로 입학했는데, 입학 전에는 『고바야시 선생님』으로 불러주던 지도교수님이 내가 지도학생이 되자마자 『게이코』라며 경칭을 떼고 부르는 거야. 요전에도 학회에서 뵈었는데, 『아, 게이코, 언제 왔어?』 라는 거 있지. 왠지 이상한 기분이었어. 그럴 것이 일본에서는 대학원의 지도교수님이 여학생의 이름을 막 부른다는 이야긴 들어본 적이 없잖아)」.
분명 일본에서는 위와 같은 경우는 없다. 본인이 없는 회의 등에서 이름을 부를 때에는 「小林が……」와 같이 성만을 부르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름만을 부른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게다가 고바야시 씨의 경우 학생이 되기 전에는 「고바야시 선생님」으로 불렸다. 그러니 갑자기 「게이코」로 불린다면 충격을 받을 게 틀림없다. 덧붙여 이 교수는 다른 일본인 학생을 부를 때에도 「야마모토(山本), 미우라(三浦)」 하고 경칭을 붙이지 않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내 경험을 병행해 생각해보면 교수님은 고바야시 씨가 자신의 학생이 된 순간부터 그녀를 가족처럼 생각해서 친근함을 담아낼 생각으로 「게이코」라고 불렀을 것이다. 이는 미국인이 「톰」이나 「메리」 하고 이름만을 불러 친근함을 표시하려는 것과 같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인인 고바야시 씨 입장에서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도 아닌 교수님에게 돌연 이름을 불리게 된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사람의 호칭 하나만 보아도 한국과 일본은 다소의 차이가 있다. 가령 한국에서는 학생끼리 「언니(お姉さん)」, 「오빠(お兄さん)」 하고 부르는데, 일본인인 나에게는 좀 이상한 느낌이다. 더욱이 여학생이 친한 여자 선배를 부를 때에는 「언니」가 되며 남학생의 경우에는 「누나」가 된다. 그리고 남학생이 친한 남자 선배를 부를 때에는 「형」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이런 복잡한 남녀 호칭의 구별이 없다.
때때로 대학원 수업에서 「좀 전에 ◯◯언니가 말한 것 같이……」 하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된다. 물론 학회 발표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이렇지 않다. 가족적인 분위기의 이 호칭은 따뜻함을 주어 나쁘지는 않지만 일본인의 관습으로는 몸에 배지 않았으니 약간의 위화감이 생긴다.
하지만 한국어 호칭이 더 알기 쉬운 경우도 있다. 그 하나가 일본어의 「おばさん」, 「おじさん」을 표현하는 말이다. 한국의 경우 「父方のおばさん」은 「고모」, 「母方のおばさん」은 「이모」라고 구분해서 부고 있다. 「おじさん」의 경우에도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父方のおじさん」은 「큰아버지」, 나이가 적다면 「작은아버지」, 「母方のおじさん」은 「외삼촌」으로 구별하고 있다. 이는 중국어에서도 마찬가지. 일본에서는 부계든 모계든, 혹은 이웃 사람이든 모두 「おじさん」, 「おばさん」 하고 구분 없이 부른다. 또한 조금 전 시대까지만 해도 「オジン」, 「オバン」 같은 그다지 고맙지 않은 고령자의 총칭으로 사용되었을 정도다.
이처럼 한국에서는 호칭에 대해 「부계인지 모계인지」, 부르는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결혼했는지」 등이 기준이 되어 구별되고 있다.
이 외에 영어에도 일본어에도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호칭으로 「아이 중심의 호칭 습관」이 있다. 이는 한국인 친구의 불평에서도 알 수 있다.
「한국 여자는 결혼해서 아이가 생기면 자기 이름 같은 건 사라져버려. 친구든 남편이든 혜경엄마 같이 『○○엄마』 하고 부르고 있고, 비디오를 빌릴 때도 아이 이름을 쓰는 사람이 많거든. 그리고 어머니들끼리의 대화에서도 아이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지. 가끔씩은 나도 내 이름이 있는데 하고 슬퍼지기도 해.」
그러고 보니 최근에는 소자녀화로 인해 가정의 중심이 아이가 된 일본의 가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많아졌다. 「◯◯ちゃんのママ」 하고 아이 이름 뒤에 「ママ」 따위를 붙인 이름 아닌 이름으로 불리는 어머니도 있는 모양이니.
이런 말을 듣자니 아이 이름을 써야 할 서류에 그만 나의 이름을 써버릴 것 같아진 나의 강한 게시욕(掲示欲)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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