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いづち에도 TPO(때, 장소, 경우)가 필요한 한국 친구와 차를 마시면서 즐겁게 이야기 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そうそう、本当にね(그래그래, 정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あいづち(맞장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대화를 부드럽게 이어주고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이끌어주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마타라초(Matarazzo)라는 심리학자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고개를 끄덕임으로써 피면접자의 발언량이 50퍼센트나 늘었다고 한다. 이는 심리적으로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를 함으로써 피면접자의 승인 욕구가 충족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누구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상대방이 자신이 말하는 것을 인정하고 동의해주면 이야기도 활기를 띄기 마련인 것이다.
현재 일본의 TV에서는 「トリビアリズム(쇄말주의. 흔하거나 하찮은 것에 집착하는 것)」를 표방한 프로그램이 인기이다. 두서없는 잡학, 조예가 깊은 지식에 「へえ」 하며 감탄해주는 것은 즐거운 법이다. 남에게 동의를 하거나 받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윤활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인은 『あいづち』를 자주 하는 사람에 대해 평가가 좋지 않은 것 같아. 왠지 사람이 가벼워 보여서.」
이 말을 듣고 나는 무척 놀랐다. 나는 친한 사람이든 초면이든 나이든 사람이든 이야기할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あいづち」를 하는 것이 에티켓이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한국에서 해온 행동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 걸까? 경솔한 일본인으로 인식되지는 않았을까?」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한국인 친구는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잘 끄덕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생각해보면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도 마음 놓고 해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あいづち를 하는 민족 이 「あいづち」라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한일의 차이는 도대체 어디서 생겨난 것일까? 「あいづち」에 있어 한국인과 일본인은 일본인이 다소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은 있는 듯하나 행위 자체는 아주 비슷하다. 서구인의 오버 액션에 비한다면 일본인은 소탈할지 모르겠지만 가볍게 고개를 흔들며 끄덕이는 것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경우는 상대방에 따라 「あいづち」를 해도 되는 상대와 해서는 안될 상대가 있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연장자에게 이야기를 들을 때는 묵묵히 듣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유교의 영향일까. 일본에서도 에도시대의 서민은 무사의 이야기를 들을 때 무릎을 꿇고 넙죽 엎드렸다고는 하지만…….
현대의 일본인은 비록 연장자와 이야기할 경우라도 「あいづち」를 할 때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지나치게 경솔해 보이는 행동은 역시 삼가야 한다.
그리고 한국은 이야기의 내용이 공식적인지 비공식적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는 친한 친구와 편안하게 허물없는 이야기를 할 때는 마음껏 「あいづち」를 하며 이야기해도 되지만, 연장자와 그것도 공식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묵묵히 경청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있어서가 아닐까.
또한 상대방의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인다. 일본에서는 동성이든 이성이든 그 행위에 그다지 차이가 없는데, 한국에서는 이성에게 무턱대고 「あいづち」를 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그 횟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입장, 나이, 성별, 상황에 따라 「あいづち」의 매너가 다른 한국사회는 일본인인 내가 보기에는 복잡하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인 유학생에게 물어보았다.
「중국에서는 『あいづち』를 자주 하니? 연장자와 이야기할 때는 어때?」
「저도 대화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라도 「あいづち」를 자주 하는데, 선생님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웃었다. 하여간 나는 어지간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것 같다.